KB증권, 인니 투자 확대… 수익제고 적기로 판단
5개사 상반기 순익 2천억… 올 상반기 77% 이미 달성
미래에셋 해외 수익 1800억 압도적 성과
한국 대형 증권사들이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업 본산인 미국, 유럽에서 벗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시야를 넓히고 있는 것. 특히 신흥국 주식시장의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단순 브로커리지 업무를 넘어 현지 벤처기업 투자, 인수•합병(M&A) 주선, 채권 발행 등 투자은행(IB) 업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KB증권은 인도네시아 진출을 통해 동남아 점유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개인투자자가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추가 자본을 투입해 인니 증권사를 인수해 키우고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증권은 인도네시아 현지 10위권 증권사인 ‘발부리증권’과 인수 계약을 마치고 인도네시아 금육감독원(OJK)의 승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가는 유상증자를 포함해 500억원대이며, 향후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톱5 증권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KB증권이 10% 이상의 높은 자기자본수익률(ROE)을 거두고 있는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를 앞두고 있다”며 “증권업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기존 미국, 영국 중심에서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권으로 영역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국내 채권발행(DCM) 1위 경쟁력을 기반으로 홍콩에서 주관사 지위를 받아 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등 IB 영역 확대에도 도전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대형 증권사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의 올 상반기 해외 법인 순이익은 2053억원으로 2019년 연간 순이익(214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최대 이익을 거둔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2656억원인 점에 비춰보면 올해 상반기 만에 지난해 수익의 77%를 달성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법인에는 여전히 투자가 진행중으로 적자인 법인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한국 대기업이 진출하는 국가에 동반 진출해 지원 업무를 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현지 고객을 직접 공략해 기대 이상의 수익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해외로 눈을 돌린 미래에셋증권 수익은 압도적이다. 미국, 영국,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인도 등 해외 10개국에 현지 법인을 세운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에만 1807억원을 벌어들였다. 사실상 국내 증권사 해외 법인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1709억원, 2020년 2010억원을 거쳐 올해도 역대 최대 순이익 경신이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베트남에서 2위, 인도네시아에서 1위 증권사에 올라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온라인 마케팅 강화와 IB 비즈니스도 확대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최초로 HTS, MTS를 출시하면서 거래량 기준 1위에 오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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