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감소… 하나은행 예외적으로 호실적
경기침체 이어지면서 올해도 불확실
디지털뱅크 설립, 유상증자 등 ‘정면돌파’ 선택
인도네시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시중은행의 올해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이 올해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카르타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 인도발 ‘델타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주요 은행들은 인도네시아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잇달아 현지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규모는 세계 4위로 최근까지 연 5% 이상의 고속 성장을 달성했다. 또 대출금리가 아직까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현지 법인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고전했다.
우리은행 해외 법인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있는 우리소다라은행도 작년 당기순익은 1년 전과 비교해 약 30% 줄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작년 7억원의 당기순익을 내는데 그쳤다. 이에 신한은행은 작년 인도네시아 법인 영업권에 대해 143억원을 손실로 인식했다. 국민은행이 작년 인수한 부코핀은행도 적자를 기록한 반면 하나은행만 예외적으로 호실적을 누렸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인도네시아 국내 총생산(GDP)은 지난 1998년 이후 첫 역성장(-2.1%)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전체 일자리의 70% 넘게 차지하는 50인 미만의 영세 기업의 매출이 98% 가까이 급감했다. 경영 악화로 직원의 약 45%를 감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국가 간 교역이 줄어들면서 해외 자국민 송금 및 가공무역 수출이 크게 줄어든 점도 경제 전체에 타격을 줬다. 실물 경제가 얼어붙자 금융도 어려움에 빠졌다.
좋지 않은 경기 상황은 올해 나아지는 듯 했다. 올해 초 신규 확진자 수가 줄면서 인도네시아 1분기 경제성장률도 –0.74%로 역성장세가 완화됐다.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은 올해 인도네시아 성장률을 각각 4.8%, 4.4%로 전망했다. 국내 은행 법인들도 1분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은 정면돌파하겠다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네이버 라인(LINE)과 손잡고 디지털은행 ‘라인뱅크’를 설립했다. 지난해 코로나를 뚫고 실적을 거둔 기세를 몰아 디지털 금융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영향력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법인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1100억원 투입을 결정했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현지 당국으로부터 ‘중형급 은행’으로 승격된 만큼, 자금 투입으로 영업 기반을 더욱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신한은행도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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