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라앉을 도시
북부 해안 방조제 약 60% 진행 완료
“자카르타는 10년 후엔 가라 앉을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으로 자카르타 수몰 해결 의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강이 겹치면서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 서북쪽 해안의 지반이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리스크 컨설팅 회사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물에 잠길 도시로 자카르타를 지목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2050년에는 북부 자카르타의 95%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구 100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자카르타의 북부 해안은 매년 7.5cm-13cm씩 가라앉고 있다.
인도네시아 도시 계획 관찰자 야얏 수프리얀트나(Yayat Supriyantna)는 ‘수몰 위기’에 처한 자카르타를 구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일명 ‘그레이트 가루다’라고 불리는 대방조제 건설 사업을 언급했다.
2007년 수립된 ‘그레이트 가루다’는 2025년까지 400억 달러(약 45조원)을 들여 자카르타 북부 해안에 방조제와 홍수조절용 운하, 그리고 인공섬 17개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자카르타 수도권 해안종합개발(NCICD)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농어촌공사 컨소시엄이 4년 동안 컨설팅을 진행했다.
자카르타 북부 쁠루잇(Pluit) 지역 무아라 바루(Muara baru)에서는 현재까지 59.3% 공사가 진행되었으며, 찔린찡(Cilincing)·깔리바루(Kalibaru)는 57% 정도 진행된 상태다.
당국은 자카르타만에 17개의 인공섬과 함께 46km 규모의 방조제가 자카르타 수몰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조제 건설로 해결될까?
2017년 네덜란드의 NGO 세 곳은 방조제와 인공섬이 자카르타의 지반 침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수자원 연구소는 해당 방파제가 임시 방편일 뿐이라며, 추후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고,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경우 길어야 20-30년 정도 밖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공공사업 주택부(PUPR) 연안개발 정책실 봅 아뚜르(Bob Arthur lombogia) 이사는 8월 1일 Detik과의 인터뷰에서 “지표면 침하가 수몰까지로 이어질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침하 현상이 전체적으로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카르타가 순식간에 완전히 가라앉을 것이라고 예단하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봅 이사는 정부가 장기적 관점에서 최선을 다해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계속해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방파제는 물론 침하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지하수 사용, 과도한 수자원 개발 등을 제한하기 위한 방안를 모색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해결책은 딱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모든 지하수 사용을 중지하고 빗물이나 강물, 또는 저수지에서 수도관으로 물을 끌어써야 한다는 것.
하지만 아니스(Anies Baswedan) 주지사는 ‘비오포리’ 방식을 주장하고 나섰다. 비오포리 방식은 물이 지면에 더 잘 흡수되도록 직경 10cm, 깊이 100cm의 구멍을 파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피상적인 수준에서만 작동할 것이라고 말한다. 자카르타에서 지하수는 수백 미터 지하에서 퍼올려지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지하수를 수원 깊숙이 채울 수 있는 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매우 비싸다. 50년 전 도쿄는 심각한 지반 침하를 겪은 이후 이 방식을 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하수 사용을 제한했고 기업들이 재활용된 물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반 침하는 멈췄다.
자카르타의 경우 예산은 둘째 치고, 대안으로 쓸 수 있는 수원이 부족하다. 반둥대학 헨리 안드레아스 교수는 지하 암반수 대신 강과 댐, 호수에서 물을 끌어다 쓸 수 있을 정도로 물을 깨끗해지려면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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