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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에 건기 길어져…자카르타 최악 공기질 연일 계속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기 오염 / 연합뉴스

조코위 대통령
“수도 옮겨 자카르타 부담 줄여줘야”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에 건기가 심화하면서 대기질이 연일 세계 최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글로벌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자카르타의 공기질지수(AQI)는 172를 기록,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이어 2번째로 대기질이 나쁜 수준이다.

AQI가 150∼200이면 ‘나쁨’ 수준이고 ‘201∼300’은 매우 나쁨, ‘300 초과’는 위험 수준으로 분류된다.

자카르타는 지난달부터 AQI가 150이 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5일 동안은 아이큐에어가 집계한 주요 도시의 대기 오염도 실시간 순위에서 매일 한 차례 이상은 가장 대기질이 안 좋은 도시 1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도 연일 공지를 통해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으며 마스크를 사용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처럼 최악의 대기질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는 자카르타의 대기오염의 44%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교통수단에서 발생하고 31%는 공장이나 석탄 발전소에서 비롯한다고 설명했다.

자카르타 인구는 1천100만명이 넘으며 인근 위성도시까지 포함하면 3천만명이 넘는다. 이 위성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자카르타로 출퇴근하는데 대부분 오토바이에 의지한다. 이 때문에 자카르타는 매일 교통 혼잡과 매연 등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자카르타가 주로 석탄 화력발전소에 의존하는 점도 공기 질에 악영향을 준다. 그린피스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수도 자카르타 반경 100㎞ 이내에는 10개의 석탄 화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또 정부가 각종 인프라 공사를 이어가고 있어 이로 인한 영향도 크다.

무엇보다 엘니뇨 현상으로 건기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주로 7∼9월 건기에 들어가 비가 내리지 않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 대기질이 악화된다. 하지만 올해는 엘니뇨 현상으로 건기가 더 빨리 찾아왔고 더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기 오염도 예년보다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정부도 차량 배기가스 검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도 전기 오토바이로 바꿀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자카르타의 대기 오염은 수년 동안 지속된 문제라며 “대중교통 인프라를 확대하고 수도 이전을 통해 자카르타의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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