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제8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국방장관이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 부인 시티 헤디아띠 하리야디(Siti Hediati Hariyadi), 아들 디딧 헤디프라세티요(Didit Hediprasetyo)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프라보워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속 세 사람은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즐기고 있다. 영락없는 화목한 가족의 모습이다.
프라보워는 1983년 수하르토 대통령의 딸 시티 헤디아띠 하리야디와 결혼했지만, 1998년 수하르토 대통령이 축출된 직후 이혼했다.
일각에선 10월 프라보워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그녀가 영부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둘 사이 유일한 자녀인 디딧은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번 대선에서 아버지의 선거 운동에 적극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는 유명한 엘리트 가문 출신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인도네시아 은행(BNI)의 설립자이자 정부 최고 자문회의 초대 위원장을 지냈고, 경제학자인 그의 아버지는 수카르노 정권에서 경제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1951년 자카르타에서 태어난 프라보워는 어린 시절을 해외 여러 곳에서 보낸 덕분에 영어와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보워는 아버지 권유에 따라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군인이 됐고, 1998년 불명예 제대하기 전까지 28년 동안 군애서 복무했다.
육군 특수부대에서 근무하면서 1976년 인도네시아령이던 동티모르로 파견돼 분리 독립 운동을 강경 진압했다. 이 일로 당시 수하르토 대통령의 눈에 들어 1983년 그의 딸과 결혼했다.
그는 32년간 철권 통치한 수하르토의 사위로서 군 요직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파푸아와 동티모르 등에서 반정부 세력을 강경 진압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1998년 수하르토가 물러나면서 프라보워는 쿠데타를 시도한 혐의로 불명예 제대하게 된다. 이쯤 아내와도 이혼했고, 해외로 망명했다.
2001년 귀국한 프라보워는 펄프 회사를 설립했고, 팜유와 석탄, 가스, 광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KPK)의 공직자 재산 보고서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2조4,400억루피아(약 2,060억원)에 달한다.
사업이 안정화되자 그는 정치에 뛰어 들었고 2008년 그린드라당을 창당했다. 2009년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의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2014년과 2019년 대선에 나섰지만 조코위 대통령에 밀려 낙선했다.
한때 정적이었던 조코위의 손을 잡은 그는 조코위 정부의 국방장관으로 임명됐다.
이후 프라보워는 조코위의 수도 이전 등 핵심 정책을 “모두 승계하겠다”고 선언하며 사실상 ‘여당 주자’의 위치에 섰다.
인도네시아 대선 개표가 90% 이상 집계된 가운데 프라보워 수비안토-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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