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망자 64명→26명으로 수정 발표…
정부 통제 벗어나 과거부터 대립
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 부족 간 유혈 충돌이 벌어지면서 수십 명이 사망했다.
19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 경찰은 수도 포트모르즈비에서 북서쪽으로 600㎞ 떨어진 산악지역 엥가주 와바그 마을 근처에서 26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지역에서 시킨 부족과 카에킨 부족, 암불린 부족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총격전이 발생했다며 이 과정에서 나온 사망자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지 카카스 파푸아뉴기니 경찰청장 대행은 “이번 사건은 최근 몇 년 동안 파푸아뉴기니 산악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살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당초 경찰은 이번 충돌로 인한 사망자가 64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사망자 수를 26명으로 정정했다. 다만, 총에 맞은 상태에서 숲으로 도망친 사람들이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푸아뉴기니는 호주 북쪽 뉴기니섬의 동쪽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 속한 서쪽 파푸아와 달리 독립 국가다.
하지만 산악지역과 열대우림 지역에는 중앙 정부의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않으며, 다양한 부족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부족들 간에는 서로 말도 통하지 않고 오래전부터 서로 싸우며 살아왔으며, 최근에는 총포류 등 현대 무기가 대거 유입되면서 충돌할 때 발생하는 인명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파푸아뉴기니 경찰은 이번 충돌에도 자체 제작 무기는 물론 M16, AK-47 등 소총과 산탄총 등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엥가주에는 17개 부족이 서로 갈등을 벌이면서 마을이 습격당하고 불타는 등 폭력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지난해 이 지역에 봉쇄령을 내리고 총기와 탄약이 공급되는 것을 막고 있다. 또 1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으며 진압과 중재 등의 방법을 병행하고 있지만 워낙 땅이 넓고 지형이 험한 데다 치안 병력도 많지 않아 제대로 통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우리는 파푸아뉴기니 친구들을 돕기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호주는 파푸아뉴기니의 최대 원조국이며 파푸아뉴기니의 위기 상황 시 군과 경찰력을 지원할 수 있는 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