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결핵 백신 후보물질 M72/AS01E의 임상 3상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다. 빌 게이츠 전처 멀린다가 공동 설립한 게이츠재단이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는 백신이다.
지난 주 인도네시아 식품의약품안전청(BPOM)은 M72/AS01E의 임상 3상을 공식 승인했다.
인도네시아는 M72/AS01E의 3상 임상시험 국가 중 하나다.
2024년 9월 시작된 M72/AS01E의 임상시험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잠비아, 말라위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약 2만명이 참여했다.
인도네시아도 같은 해 9월부터 4월까지 15~44세 2,095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임상시험은 인도네시아 국립대(UI) 병원 및 의과대학, 뻐르사하바딴 종합병원(RS Persahabatan), 쯤빠까 뿌띠 이슬람병원(RS Islam Jakarta Cempaka Putih), 파자자란대(Universitas Padjadjaran) 의과대학 등 5개 임상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일 프라보워 대통령과 빌 게이츠의 회동 이후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임상시험에 대해 반대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는 인도네시아가 한 자선사업가의 ‘세계 지배’를 위한 ‘실험용 쥐’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논란을 의식한 듯 부디 구나디 사디킨(Budi Gunadi Sadikin)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은 임상시험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M72/AS01E 백신은 감염병을 통제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결핵으로 매년 10만명이 목숨을 잃고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백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M72/AS01E 임상시험의 수석 연구원 임명된 에를리나 부르한(Erlina Burhan)은 “연구진이 임상시험 전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대중의 저항은 백신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를리나는 “기존 BCG 백신은 소아에게 효과적이지만 시간이 지나 면역효과가 감소하면서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다시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전 임상시험 결과를 인용하며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감염된 성인에게 M72/AS01E 백신을 두 차례 투여한 결과 활동성 결핵 발병률이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이를랑가 대학의 공중보건 전문가 일함 아크사누 리들로(Ilham Akhsanu Ridlo)는 정부의 일반적인 소통 방식이 임상시험에 대한 반발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역학회(Perhimpunan Ahli Epidemiologi Indonesia, PAEI)의 마스달리나 빠네(Masdalina Pane)는 높은 결핵 사망률 때문에 임상시험을 시작했다는 주장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뿐만 아니라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 역시 사망률을 낮추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부 대변인 아지 무하와르만(Aji Muhawarman)은 정부가 임상시험 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상시험 참여로 인도네시아가 기술 이전과 백신 적합성 평가 등 실질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백신이 성공할 경우 인도네시아가 우선 접종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