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공화국 제80주년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One Piece)’의 밀짚모자 해적단 깃발이 인도네시아 국기와 함께 게양되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민들은 주택, 차량, 공공장소 등에 이 깃발을 게양하고 있다. ‘졸리 로저(Jolly Roger)’로 불리는 이 해적기는 애니메이션에서 자유와 저항을 상징한다.
인도네시아 국회 부의장 수프미 다스코 아흐마드(Sufmi Dasco Ahmad)은 해당 행위가 국가의 통합을 저해할 수 있으며, 특히 독립기념일인 8월 17일에 깃발을 게양하는 것은 법적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안보조정부 장관 부디 구나완(Budi Gunawan)은 2009년 제정된 국가 상징물 모욕에 관한 법률을 언급하며 형사 처벌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적기 게양에 대해 해외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원피스 해적기가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비판적 표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이러한 행동이 인도네시아 정치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며, 원피스의 주인공인 몽키 D. 루피는 권위에 저항하는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현상을 “불의에 대한 창의적 저항”으로 규정하며, 국기가 지나치게 신성시되어 게양하기 어렵다는 일부 네티즌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매체는 이들이 밀짚모자 해적단의 깃발을 저항 정신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스포츠키다는 대중문화적 관점에서 이 현상을 다뤘다. 매체는 “루피는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저항 정신을 불러일으킨다”며 허구의 상징물이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로 소개했다.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는 인도네시아 곳곳에 해적기가 게양된 사진이 공유되며 지지와 공감을 얻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현상을 원피스의 ‘임펠다운’과 ‘마린포드’ 편에서 밀짚모자 해적단 깃발이 불의에 맞서는 상징으로 등장했던 장면에 빗대어 해석했다.
관찰자들은 이번 현상이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가 보여준 ‘폭정에 대한 저항’과 ‘자유를 향한 투쟁’이라는 가치가 현실에 반영된 사례로 해석하고 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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