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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금리 6%로 0.25%p ‘깜짝 인상’…”루피아 하락 방어”

인도네시아 전통 시장 / 트리뷴

지난 1월 이후 9개월만…
“예측 불가 글로벌 경제환경에 진로 변경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최근 들어 미국 달러 대비 자국 루피아화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BI는 19일(현지시간) 통화 정책회의 후 기준 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채권(RRP) 금리를 5.75%에서 6.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BI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 3.5%이던 기준금리를 5.75%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그 뒤로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금융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로이터 통신이 금융시장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모든 이들이 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인도네시아의 물가상승률이 연 2.3%에 불과할 만큼 시장 상황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년 2월에 있을 대통령•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기 부양을 위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BI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최근 들어 달러 대비 루피아화의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루피아 환율은 지난 4월만 해도 1달러당 1만4천700루피아 수준이었지만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서 루피아화 가치도 내림세였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장기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달에만 달러 대비 루피아화 가치가 2% 이상 떨어지는 등 1달러당 1만6천루피아에 육박하는 상황이었다.

페리 와르지요 BI 총재는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의 영향에 대비해 루피아화 안정화 조치를 강화하고 수입품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회의에서는 통화 완화 시기를 논의하기도 했지만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예측할 수 없는 글로벌 경제 환경으로 인해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어 진로를 변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신 BI는 금리 인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중 은행들에 대한 대출 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BI의 이번 결정에 대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가레스 레더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루피아화에 대한 압력이 완화되면 금리 인상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반면 DBS 증권의 라디카 라오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의한 루피아화의 압박이 계속되면 통화 당국이 추가 금리 조정의 문을 열어둘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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