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가 싱가포르와 두바이에 맞설 국제금융센터(이하 PFII) 설립에 나섰다. 최대 500조 루피아(약 40조원)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세웠지만 법적 안정성과 규제 체계 정비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자카르타글로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회는 최근 PFII 설립 근거를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PFII에 참여하는 글로벌 금융기관에는 세제 혜택과 각종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초기 자본은 국부펀드 다난타라가 출자하며, 후보지로는 자카르타와 발리가 검토되고 있다.
헤르만 사헤루딘(Herman Saheruddin) 재무부 금융부문개발총국장은 PFII가 300조~500조 루피아(약 167억~278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이라는 점과 인프라·제조업·천연자원 분야의 다양한 투자 기회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제학자 탈리타 차이루니사(Talitha Chairunissa)는 “싱가포르와 두바이가 역외 금융허브로 성장한 것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폭넓은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금융과 탄소배출권 거래, 재생에너지 금융의 지역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자금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탈리타는 설명했다.
가장 큰 과제는 법적 안정성과 제도 정비다. PFII 감독기구와 금융감독청(OJK)의 권한이 겹칠 수 있고, 금융분쟁을 담당할 전담 상사법원을 기존 사법체계에 어떻게 편입할지도 명확하지 않다.
탈리타는 “문제는 자본이나 경제적 잠재력이 아니라 법적 안정성과 제도적 준비, 규제 조율”이라며 “세제 혜택은 유인책일 뿐 투자 결정의 핵심 요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은 법치와 정치·거시경제의 안정성, 금융산업 기반과 함께 정부의 투명하고 건전한 재정 운용 능력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상사분쟁의 공정한 처리와 국제중재 결과의 일관된 이행도 주요 판단 기준으로 꼽았다.
인도네시아 국영은행협회 힘바라(Himbara)도 법안 심의 과정에서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경쟁력 있는 세제, 현대적인 금융시장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전문인력과 국제 기준에 맞는 지배구조, 신뢰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절차도 금융허브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제시했다.
인도네시아의 대륙법 체계도 쟁점이다. 대륙법은 성문법을 중심으로 판단하지만 영미법은 판례를 중시한다. 일부 해외 투자자는 법령 개정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대륙법 체계가 영미법보다 예측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한다.
국영은행 BNI 법률서비스부의 파예즈 아데스타(Fayez Adesta) 매니저는 법률 전문매체 후쿰온라인 기고문에서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라며 “법적 안정성이란 유리한 판결을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썼다.
그는 PFII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영미법과 국제금융 거래에 정통한 판사와 중재인, 법률 전문가를 확보하고 판결문 공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디케이트론과 프로젝트금융, 파생상품 등 복잡한 금융거래를 다룰 역량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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