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미얀마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 난민 120여명을 태우고 표류 중인 선박의 입항을 결국 허용했다.
30일 안타라(Antara) 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부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류애적 차원에서, 아체주 앞바다에 표류하는 배에 탄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로힝야족 난민 120여명을 태운 선박은 지난 26일 수마트라섬 최북단 아체주 앞바다에서 포착됐다. 배 곳곳이 파손된 상태였고 물과 음식이 부족해 난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애초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8일 난민선의 수리를 위해 항구에 정박하는 것만을 허용하면서 탑승자 망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난민선 상황이 심각하다는고 판단, 사흘만에 입장을 바꿨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단체들의 요구도 한몫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들을 밀어낸다면 국제사회에서 인도네시아 평판은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내년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행사의 의장국을 맡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미얀마 등에서 제3국으로 망명하려는 이들이 임시로 환승하는 국가 역할을 해왔다. 이곳을 거쳐 경제 사정이 훨씬 낫고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말레이시아나 유럽 등으로 망명을 가는 것이다.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수십만명은 2017년 8월 발생한 미얀마군의 대량 학살을 피해 이웃 방글라데시로 건너가 이곳에 만들어진 난민촌에 모여 살고 있다. 더 나은 거주지를 찾기 위해 배를 빌려 항해에 나선 로힝야 난민들이 선박에 문제가 생겨 표류하는 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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