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수감생활로 ‘특혜’ 논란…
정치 활동 재개 여부 주목
해외에서 15년간 도피 생활을 해온 탁신 친나왓(74) 전 태국 총리가 수감 6개월 만에 가석방됐다.
18일 AF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탁신은 이날 오전 경찰병원을 떠나 검은색 벤츠 승합차를 타고 프아타이당의 대표인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과 함께 자택에 도착했다.
탁신은 경찰 병원에서 나올 때 녹색 셔츠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했다.
앞서 태국 법무부는 탁신이 가석방 대상자 930명에 포함됐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당시 타위 섯성 법무부 장관은 “탁신 전 총리는 건강 상태가 심각하거나 70세 이상인 경우에 속한다”며 “수감 6개월이 되면 자동으로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재벌 출신인 탁신은 2001∼2006년 총리를 역임했다.
탁신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되자 2008년 판결을 앞두고 출국해 줄곧 해외에서 지내왔다.
그는 자신의 계열인 프아타이당의 세타 타위신이 총리로 선출된 작년 8월 22일 태국에 돌아왔다.
탁신은 15년 만에 귀국한 직후 법원에서 권한 남용 등의 혐의로 8년 형이 선고돼 곧바로 수감됐으나 당일 밤 고혈압 치료를 이유로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입원 연장 승인을 받아 병원에서 지내면서 ‘특혜 수감’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왕실 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줄면서 가석방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태국 교정법상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마치면 가석방 대상이 된다. 다만 최소 6개월은 복역해야 한다.
탁신이 이번 가석방을 계기로 정치 활동을 재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는 아직도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여년간 태국 정계는 탁신 세력과 군부로 대표되는 반(反)탁신 세력이 양분해왔다.
그가 해외로 도피한 뒤에도 탁신계 정당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과 도시 빈민층에 호소해 선거에서 승승장구했다.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도 탁신의 후광에 힘입어 지난 2011년 총리로 선출됐다. 하지만 그는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쫓겨났다.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은 현재 군부 세력과 결탁해 정권을 잡은 프아타이당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가 귀국한 직후 병원 수감, 왕실 사면에 의한 가석방 등 상당한 특혜를 입은 것을 보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내세워 왕당파 및 군부 세력과 모종의 거래를 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하지만 탁신은 정계에서 은퇴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태국 경찰은 탁신이 2015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에 대해 왕실모독죄 혐의가 있다고 최근 밝혔다.
검찰의 기소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그가 다시 구금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탁신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