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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 ‘보쌈 영상’ SNS서 논란… 납치혼, 문화일까 범죄일까

숨바섬에서 벌어진 여성 납치, 일명 ‘보쌈’ 영상이 SNS에 공개돼 논란이 되었다. / 게티이미지

최근 인도네시아 숨바 지역(Kab. Sumba Barat Daya)에서 벌어진 일명 ‘보쌈’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을 통해 확산되었다.

해당 영상에는 전통의상을 입은 남성 무리가 도로변에 서있던 여성 D씨를 트럭에 태워 납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숨바의 ‘보쌈’ 문화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숨바 문화 전문가 로버트 라몬 신부(Pater Robert Ramone)는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분명한 것은 납치혼은 숨바의 전통 문화가 아니며, 이 같은 행위는 일종의 문화적 일탈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라몬은 숨바에 이미 문명화된 결혼 제도가 있으며, 양가 합의에 의해 성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납치혼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남성의 ‘열등감’때문이라고 밝혔다. “상대 여성이나 가족에게 무시나 멸시를 당했을 경우 남성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해 여성을 납치하기도 한다. 자신이 많이 배우지 못하고 가난해도 사회적 지위가 높고 부유한 가정의 여성을 아내로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열등감 표출’”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우는 딸을 둔 부모들의 인식 문제다. 결혼 상대를 결정하는 데 있어 당사자의 의견이 무시되는 것이다. 심지어 빚을 청산하기 위해 딸을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숨바 납치혼 역시 피해자의 어머니가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 해결이 복잡해졌다.

D씨의 어머니는 시장에서 장사를 해 생계를 꾸려왔다. 그녀의 아버지는 오랫동안 말레이시아 이주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D씨가 집안에서 반대하는 남성과 교제하자 이를 막기 위해 그녀의 어머니가 친척들까지 동원해 납치혼을 벌인 것이다.

피해자 D씨도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 가장인 어머니가 기소되면 동생들을 부양할 일이 막막하다는 이유에서다.

인도네시아 신학교육여성협회(PERUATI) 지역 위원장 헤를리나 라투 케냐(Herlina Ratu Kenya)는 “D씨가 피해자임은 분명하지만 법적 조치에 앞서 당사자들이 처해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보쌈 사건에 인도네시아 형사소송법(KUHAP)과 성폭력법(UU TPKS)을 모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전통이라는 명목하에 벌어지고 있는 강제혼들은 현대의 관점에서 명백한 인원침해이자 범죄행위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의사에 반하여 결혼을 강제하는 행위는 비록 그것이 선의의 목적이라 할지라도 범죄행위임을 인식시킬 수 있도록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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