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에서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반군이 뉴질랜드 조종사를 인질로 잡고 자신들의 독립을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8일 자카르타 포스트와 뉴질랜드 스터프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경비행기 전문 항공사 수시 에어의 경비행기가 파푸아주 티미카 공항에서 각종 물자를 싣고 파푸아 은두가 지역의 파로 산악 공항에 착륙했다.
이때 파푸아 분리주의자인 서파푸아 민족해방군(TPNPB)이 비행기를 급습, 비행기에 불을 지르고 뉴질랜드 출신 조종사 필립 맥스 마틴을 납치했다.
TPNPB 측은 독립 투쟁의 하나로 항공기를 공격했다며 은두가로 접근하는 모든 비행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마틴은 살아있고, 비행기에 타고 있던 5명의 승객은 파푸아 원주민이어서 이미 풀려났다고 밝혔다.
세비 삼봄 대변인은 “뉴질랜드는 미국, 호주와 함께 인도네시아와 군사적으로 협력하면서 인도네시아군이 60년 넘게 파푸아 원주민을 살해하고 학살한 것을 도왔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가 파푸아 독립을 인정하고 식민지에서 해방하지 않는 한 우리는 인질로 잡고 있는 조종사를 석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푸아는 인도네시아 동쪽 끝이자 호주 북부에 있는 뉴기니섬의 서쪽 지역을 말한다.
1961년 서뉴기니는 네덜란드로부터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군대를 동원해 이 지역을 장악했다. 이어 1969년 주민투표를 통해 자국령으로 편입했다.
하지만 파푸아 독립운동가들은 주민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며 여전히 독립을 주장한다.
특히 TPNPB는 파푸아를 ‘전쟁지역’으로 선포한 뒤 각종 테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화물차를 습격해 다른 섬에서 온 인도네시아 상인 10명을 살해한 뒤 이들이 인도네시아 정부를 위해 일하는 간첩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