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부유한 가정에서만 상주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한국과는 달리,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반 가정에서도 가사도우미(Perkerja Ruma Tangga, PRT)를 두는 일이 흔한 풍경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많은 가정이 가사도우미에 의존하여 살림을 꾸린다. 국제노동기구 조사에 따르면 2015년도 기준 인도네시아 가사도우미의 숫자는 420만명에 달하며, 이 숫자는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교민들이 궁금해 하는 가사노동자 보호법안 제정과 관련된 전망을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가사노동자 고용을 규정하거나 보호하는 명시적인 법령은 존재하지 않으며, 노동법 제13/2003호에도 가사노동자와 관련된 사항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현존하는 가사노동자 관련 규정은 가사노동자 보호에 관한 노동부장관령 제2/2015호 뿐이다. 다만 이 규정에서조차 임금, 근로시간, 휴식시간, 주휴, 연차, 단결권 등 노동자로써의 기본 권리 및 근로계약 작성법 같은 사항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가사노동자 보호 법안은 2004년부터 발의되었으나 18년간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2008년 기준 가사노동자 보호 법안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 내용으로 삼고 있다.
1. 가사노동의 범위 : 가사노동자의 업무범위는 주거 내, 외의 일을 포함한다. 주거 내 가사노동은 △일반적인 가사노동 △집사 업무 △간병인 △육아도우미 등을 맡으며, 주거 외 가사노동은 △정원사 △운전기사 △경비원 △가정교사 등의 업무를 포괄한다.
2. 가사노동자의 최소 연령 : 최소 연령은 18세이나, 특정 업무의 경우 15세에서 17세의 경우에도 특정 요건 구비 시 채용될 수 있다. 그러나 15세 미만의 경우 가사노동자로 취업이 금지된다.
3. 연수 요건 : 원칙적으로 모든 가사노동자는 가사노동자 배치기관에서 실시하는 가사노동 기술 교육을 수료하여 역량시험을 통과하고 자격증을 취득하여야 한다.
4. 최저임금 : 가사노동자의 최저임금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특성에 맞게 조율하여 규율한다.
5. 근로시간 : 당사자와의 합의를 통해 하루 10시간 이내로 근로 시간을 정할 수 있다.
한편 2020년 7월 인도네시아 하원 입법위원회는 가사노동자 보호법안을 본회의 의제로 상정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러나 많은 시민단체, 지역사회 및 기관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가사노동자 보호법 비준동의안은 부결됐다. 올해 안에 가사노동자 보호법안이 통과될지, 무기한 연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인니투데이 l 법무법인 금성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