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부패척결위원회(KPK) 소속 검사 FAN(이니셜)의 가방이 자택에서 도난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라진 가방 안에는 FAN이 맡고 있는 사건 자료와 노트북이 들어 있었다.
KPK 대변인 알리 픽크리(Ali Fikri)는 검사들이 많은 사건을 맡고 있어 업무 자료를 가지고 귀가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알리 대변인은 해당 도난 사건에 특별한 의도성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확대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KPK 측의 해명에도 이 사건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족자카르타 시장 비리 사건 담겨 있어
KPK는 이번 도난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기다려 본다는 입장이다. 사건 수사에 최대한 행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알리 대변인은 도난당한 가방 안에 FAN이 검찰 TF 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맡아오던 하르야디 수유띠(Haryadi Suyuti) 족자카르타 시장의 뇌물혐의 사건을 포함해 여러 사건 파일들이 들어 있다고 밝히면서도, 해당 사건 파일의 사본과 백업본이 있기 때문에 이후 수사에 차질을 빚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트북 보안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어 범인이 쉽게 관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려를 차단시켰다.
허술한 보안 체계
알리 대변인은 KPK 직원들의 자택에 별도의 보안 인력이 지원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직자 부패 등 중요 사안을 다룬 자료가 외부로 나올 수 있음에도 별도의 보안 조치가 없다는 건 사실상 이해가 어려운 대목이다.
이번 도난 사건은 24일 오후 3시경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족자카르타 경찰청 홍보책임자인 팀불 사사나 라하르자(Timbul Sasana Raharja) 경위장(AKP)에 따르면 이 집에 외부인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발견한 건 FAN의 이웃 주민이었다.
이날 물건을 전하기 위해 FAN 검사의 집에 들른 이웃이 집 문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 곧바로 FAN의 아내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후 FAN의 아내가 집을 둘러본 후 남편의 가방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되었다.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 사건에는 의문점이 많다. 우선 사건 발생 전 피해자 집을 촬영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마을의 이장인 삽따디(Saptadi)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 몇몇 주민들로부터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해당 집 주변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외출 중이라 자세히 알 순 없지만 주민들이 사진을 찍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고 알려주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검사 집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고 폴리스 라인이 설치된 것을 보고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았다.
삽따디씨는 “이해할 수 없는 건 사라진 물건이 귀중품이 아닌 검사의 노트북이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확인 결과 실제로 이 집에는 가족들 것까지 합해 총 3대의 노트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사라진 건 FAN 검사의 노트북 뿐이었다.
경찰은 범인과 범행 동기를 찾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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