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관광 중단•유람선 수십 척 침몰…
태국 북부 공항 폐쇄
슈퍼태풍 ‘야기’로 인한 동남아시아 지역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
베트남 유명 관광지가 심각한 피해를 봤고, 태국도 북부 주요 도시 치앙라이 공항이 폐쇄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1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세계문화유산 하롱베이는 지난 7일 최대 풍속 시속 166㎞의 엄청난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야기가 쓸고 지나간 뒤 폐허에 가깝게 변했다.
식당과 호텔 등 숙박시설, 시장, 술집 등이 밀집한 하롱베이 바이짜이 지역에서는 건물 1천 동 이상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
이 지역 식당가는 강풍에 철제 지붕 등이 날아갔고 부서진 간판과 유리가 나뒹구는 곳이 됐다.
관광객을 태우고 하롱베이 바다를 유람하던 400척 가까운 관광용 선박들도 수십 척 침몰했고 나머지 배들도 대부분 상당히 파손됐다.
이들은 태풍에 대비해 부두에 계류돼 있었으나, 강풍으로 서로 부딪히고 뒤집히며 부서졌다.
작은 규모 관광용 선박 1척의 침몰 피해 회복 비용만 1억동(약 547만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런 피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미 예약됐던 관광객 투어들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여행사들은 전했다.
하롱베이에 인접한 하이퐁시의 유명 관광지 깟바섬도 명소인 야시장이 강풍에 철제 골조•부스 등이 모조리 날아가는 등 완전히 파괴됐다.
하롱베이 인근 유명 컨벤션 시설인 ‘돌핀 팰리스’도 금속 지붕 상당 부분이 종잇장처럼 뜯겨나가 흉물스럽게 변했다.
‘베트남의 스위스’로 불리는 라오까이성의 산악 관광지 사빠에서도 지난 8일 산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하노이에서 사빠로 가는 셔틀버스 대부분이 취소됐으며, 현지 당국은 복구에 집중하기 위해 모든 관광 활동을 중단시켰다.
태국에서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치앙마이와 치앙라이주에서는 지난 10일 이후 9명이 홍수로 사망했고, 3만4천여 가구가 침수되거나 파손됐다.
홍수로 치앙라이시 주요 지역이 침수되면서 치앙라이 국제공항도 폐쇄됐다. 치앙라이 공항을 이용하는 5개 항공사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당국은 군부대 등을 동원해 홍수로 고립된 주민들을 구출하고 있다.
2018년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갇혔다가 17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유소년 축구팀의 에까뽄 찬따웡 코치가 매사이 지역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지붕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홍수와 산사태로 태국 전역에서 3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약 11만 가구가 침수 등 피해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