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출신의 한 인플루언서가 자녀의 외국 국적을 자랑하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트타임즈에 따르면 논란은 영국에 거주하는 환경 인플루언서이자 사업가 드위 사스띠아닝띠아스(Dwi Sasetyaningtyas, 이하 띠아스)가 지난 2월 13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시작됐다. 영상에는 둘째 아이의 영국 여권을 공개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말미에 그녀는 “세상이 불공평해 보일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 국적은 내가 감수하겠다. 아이들에게는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상은 곧 삭제됐지만 그가 2015년 인도네시아 교육기금관리원(LPDP) 장학생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이 확산됐다. 여기에 남편 아리아 이르완또로(Arya Irwantoro) 역시 LPDP 장학생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그는 2022년 유럽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귀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띠아스는 2월 19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스텔라 크리스티(Stella Christie) 인도네시아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2월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장학금을 받은 사람은 국가에 ‘빚’을 지고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Purbaya Yudhi Sadewa) 재무장관도 2월 24일 기자회견에서 “LPDP 장학생은 국가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두 사람을 정부 직위에서 배제하고 아리아 이르완또로에게는 장학금 전액과 이자를 반환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LPDP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장학생의 이름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국비 장학생의 귀국 의무와 국가 기여 방식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전공한 네아 닝띠아스(Nea Ningtyas·30)는 “처음에는 온라인 반응이 과도하다고 생각했지만 띠아스가 LPDP 장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학생 아유(Ayu·34)는 “자녀가 외국 여권을 받은 사례는 많지만 LPDP 장학생이라면 언행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LPDP는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띠(Sri Mulyani Indrawati) 당시 재무장관이 2009년 도입한 장학 제도다. 인도네시아는 국가 예산의 최소 20%가 교육에 배정되는데, 남은 예산을 적립해 장학금 재원으로 활용한다.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BPS)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가진 인구는 전체의 1%도 안된다.
LPDP는 2013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만836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약 40%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다.
국비 장학생의 귀국 의무는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 왔다. 과거에는 유학 기간의 두 배에 1년을 더한 ‘2n+1’ 규정이 적용됐지만 2025년부터 ‘2n’으로 완화됐다. 장학생은 졸업 후 90일 이내 귀국해야 하며 추가 학업이 필요한 경우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귀국 의무를 둘러싼 장학생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아유는 “영국 취브닝(Chevening) 장학금처럼 다른 장학금도 장학생이 귀국해 자국에서 활동하도록 한다”며 “외국보다 자국에 보답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에서 사회과학을 전공 중인 나디아(Nadia)는 “인도네시아에 아직 기반이 없는 분야도 많은데 무조건 귀국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LPDP는 선발 과정의 성차별 논란과 종교 편향 의혹, 정부 인사나 부유층 자녀에게 장학금이 집중된다는 비판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왔다. 2024년에는 장학금 예산 재검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도 축소 논의도 나왔다.
다만 장학 제도 자체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교육 격차가 큰 만큼 해외에서 지식과 기술을 배울 기회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디아는 “인도네시아에는 아직 연구·산업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분야가 많다”며 “해외에서 배우고 경험을 쌓는 것이 격차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귀국해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해외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것 역시 국가에 대한 기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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