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산불과 가뭄, 식량 공급 차질 대응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구물리청(BMKG)에 따르면 올 5월부터 7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은 무려 83%에 달한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현재 태평양 일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이미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아진 상태이며, 최근 수 주간 열대 태평양의 수온 상승 속도는 이례적으로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올가을 태평양 특정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5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일부 예측에서는 상승 폭이 3도를 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는 현재까지 최고 기록인 1877년의 2.7도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긴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23~2024년 엘니뇨 당시 쌀값이 전년보다 20% 이상 오르며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아르다세나 소파헬루와깐(Ardhasena Sopaheluwakan) BMKG 기후담당 부청장은 “엘니뇨 강도가 강해질수록 강수량은 더 크게 줄어든다”며 “올해는 건기가 예년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대부분 지역은 4월을 기점으로 건기에 접어들었으며, 절정은 오는 8월로 예측된다.
국가연구혁신청(BRIN)은 올해 4~10월 강력한 엘니뇨 가능성을 경고하며 이를 ‘고질라급(Godzilla-like)’이라고 표현했다. BRIN은 북부 자바의 주요 쌀 생산지에서 심각한 가뭄이 나타나고, 수마트라와 깔리만딴에서는 고온 현상으로 산불 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인도네시아 산림·토지 화재 피해 면적은 최소 4만2000헥타르(ha)로, 이는 프랑스 파리 면적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리아우, 서깔리만딴, 중부깔리만딴, 동누사뜽가라 등이 주요 피해 지역으로 나타났다.
라자 줄리 안또니(Raja Juli Antoni) 환경부 장관은 “올해 산림·토지 화재는 지난해보다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물폭탄 살포와 인공강우, 이탄지 재습윤화 등 산불 대응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산림부와 BMKG,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공동 대응 체계도 가동 중이다.
정부는 식량 수급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안디 암란 술라이만(Andi Amran Sulaiman) 농업부 장관은 “지난 4월 기준 국가 쌀 재고가 2800만톤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향후 11개월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식량 수급은 매우 안정적인 상태”라며 “앞으로는 엘니뇨 대응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 가뭄이 현실화할 경우 식량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족자카르타 가자마다대학교의 농업기후학 전문가 바유 드위 아쁘리 누그로호(Bayu Dwi Apri Nugroho) 교수는 “벼와 옥수수는 물 소비가 많은 작물이어서 물 부족이 발생하면 생육 부진과 수확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자원 인프라 확충 등 중장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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