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논문으로 국제 학회에 참가한 인도네시아인 2명이 논란에 휩싸였다.
30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논란은 지난 17~2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폐렴 및 폐렴구균질환 국제 심포지엄(ISPPD) 이후 불거졌다.
해당 심포지엄에는 86개국에서 연구자와 임상의, 공중보건 전문가 등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인물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박사과정생인 와 오데 드위 다닝랏(Wa Ode Dwi Daningrat, 이하 드위)이다. 드위는 학회에 참가한 또 다른 인도네시아 대표단 소속 P의 발표 과정에서 여러 의심 정황을 발견했다.
드위는 영국 엑시터대학교 박사과정생인 이다 바구스 만다라 브라시카(Ida Bagus Mandhara Brasika, 이하 만다라)와 함께 공개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P가 발표 때마다 옷과 명찰을 바꿔 다른 연구자인 것처럼 행세했다고 주장했다.
만다라는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에 폐렴 연구자가 많지 않아 대부분 서로를 알고 있다”며 “P는 처음 보는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드위 역시 “여러 세션에서 P가 매번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했다.
연구 내용에서도 의문점이 잇따랐다. 논문에는 페루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연구를 수행했다고 돼 있지만 현지 협력 연구자나 기관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소속 기관으로 적힌 자카르타 IMCDS-바이오메드 연구재단(IMCDS-Biomed Research Foundation) 역시 실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드위와 만다라가 발표 직후 연구 방법을 묻자 P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후 P는 해당 데이터가 동료인 RF의 도움을 받아 AI로 생성됐다고 인정했다.
P와 RF는 이후 각각 인스타그램에 공개 사과문을 올렸다. 두 사람은 국제 학회 참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연구를 조작했으며, 연구 작성과 발표 과정에 AI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학계의 연구 윤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학계에서는 성과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연구 조작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디 이만 산또소(Budi Iman Santoso) 인도네시아 의학교수협의회(MGBKI) 회장은 “의학 연구 조작은 단순히 학계 평판에만 그치지 않는다”며 “연구 결과는 교육과 정책, 의료 현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와 국민의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논문 조작을 넘어 연구의 신뢰성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교육 전문가 이나 림(Ina Liem)은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 연구자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학문은 결국 신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며 “조작 행위가 특정 국가 학계의 이미지와 연결될 경우 해당 국가 연구자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도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라루 하드리안 이르파니(Lalu Hadrian Irfani) 하원 제10위원회(교육 분야) 부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브리안 율리아르또(Brian Yuliarto)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조사 결과 해당 인물들이 인도네시아 대학 소속 교수나 연구자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 연구자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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