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간 3천600억원에
기술 전수·인력 양성 지원 계약
‘동남아시아 반도체 강국’을 노리는 말레이시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과 손잡고 자체 반도체 생산에 나선다.
5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Arm에 10년간 2억5천만달러(약 3천641억원)를 지급하고 자체 반도체 생산을 위한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권(IP)을 제공받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모하마드 라피지 람리 총리실 경제장관은 첨단 반도체 설계도 7종을 비롯한 지식재산권을 받고 반도체 기술자 1만명을 교육하는 내용 등을 담은 계약을 Arm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말레이시아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 테스트 등의 후공정에서 전공정으로 옮겨가기를 원해왔다”며 “이를 위해 Arm과 협력하는 ‘급진적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 회사다.
말레이시아는 Arm과의 협력으로 향후 5∼10년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자체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연 매출 15억∼20억달러(2조1천843억∼2조9천122억원) 규모의 자국 반도체 기업 10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5위 반도체 수출국으로, 세계 반도체 패키징·조립·테스트 서비스 등 후공정 시장 점유율이 약 13% 수준이다. 반도체는 말레이시아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 속에 말레이시아는 새로운 생산 거점을 찾는 글로벌 기업을 대거 유치했다.
정부는 지난해 동남아 최대 반도체 설계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자체 반도체 생산도 추진해왔다.
말레이시아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2030년까지 반도체 수출액을 2천700억달러(393조원)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