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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아라비카 커피 80%가 사라진다… 대안은?

커피 농장 / 블룸버그

커피 품종 중 맛과 향이 뛰어나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아라비카 커피가 사라지고 있다.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라비카 커피가 기후변화로 인해 생산량이 2050년 80%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0% 아라비카 커피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타벅스는 아라비카의 생산량 감소로 인해 2014년 한 차례 커피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아라비카 커피는 연평균 15~ 25도와 해발 900~2,000m의 고도에서만 재배된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커피 재배의 적정 온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아라비카 커피 재배 환경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고온으로 인해 커피나무의 성장이 방해받고, 수확량과 품질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체 품종 로부스타(Robusta)
아라비카의 생산량 감소에 대한 해결책은 커피의 다른 품종인 로부스타에서 찾을 수 있다.

콩고 지역에서 1800년대에 처음 발견된 로부스타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며, 카페인 함량이 비교적 높아 병충해에도 강하고, 아라비카에 비해 맛이 투박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대량 생산이 가능하여 인스턴트 커피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로부스타 커피는 20~30도 정도의 더운 기후조건에도 재배가 가능하며, 27개의 다양한 유전과 아라비카 대비 두배 이상의 생산량(아라비카 생산량: 1500~3000kg/ha / 로부스타 생산량: 2300~4000kg/ha) 덕분에 아라비카의 대체 품종으로 적합하다.

로부스타의 뿌리는 얕고 넓게 퍼져 있어 가뭄에 취약하지만 고온 다습한 환경만 잘 갖춰진다면 다양한 토양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로부스타의 이러한 장점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커피 산업의 위기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례로, 로부스타는 병충해로 아라비카 나무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교배종으로 활용되어 농장을 회복시킨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부스타는 종종 아라비카보다 품질이 낮다는 이유로 고급 커피 시장에서 외면받기도 한다. 하지만 커피 문화가 발달한 이탈리아에서는 아라비카 원두에 로부스타를 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로부스타가 단순히 저품질로만 간주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체 품종 스테노필라(Stenophylla)
다른 대체 종으로는 스테노필라(Stenophylla)가 있다.

스테노필라(Stenophylla) 커피는 서아프리카가 원산지인 희귀한 야생 커피 품종으로, 20세기 초반까지 상업적으로 재배되었으나 이후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 탓에 아라비카 커피의 재배가 어려워지면서 스테노필라 커피가 아라비카의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품종은 더 높은 온도에서도 자랄 수 있어 기후 변화에 적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테노필라는 더 적은 물과 최대 24~26도까지 견딜 수 있으며 스테노필라 재배지역 기온이 아라비카보다 6.8도 높아 기후 변화에 적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병충해에 상대적으로 강한 품종이며, 다른 로부스타 품종과는 달리 아라비카와 비슷한 품질과 과일 향이 풍부한 맛을 지니고도 있다.

2020년, 런던의 유니온 핸드 로스팅 커피(Union Hand-Roasted Coffee)는 스페셜티 커피협회(Specialty Coffee Association, SCA) 기준에 따라 스테노필라 커피를 평가한 결과 80.25점을 획득했다. 스페셜티 커피로 분류되려면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스테노필라 커피가 이 기준을 충족하며 품질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스테노필라 커피가 아라비카 커피의 대안으로서 상업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였다.

그러나 현재 스테노필라의 상업적 생산 규모는 아직 작으며, 재배에 필요한 농업적 기술과 인프라도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다.

아라비카 커피의 유전자 지도 완성
2024년 1월 23일, 종합 과학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아라비카 커피의 유전자 지도와 환경 변화에 덜 민감한 새로운 커피 품종에 관한 연구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최신 DNA 서열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아라비카의 유전자 지도가 작성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 결과, 아라비카의 유전자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티모르종과의 교배를 통해 유전자형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기후 조건에 대한 저항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로부스타 커피와 유사한 수준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여주면서도, 아라비카의 뛰어난 맛 품질을 유지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아라비카의 유전자 변형을 통해 해충과 질병에 저항력이 있는 새로운 품종 개발에 필요한 유전적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의 승자?
커피의 주요 생산국인 라틴 아메리카(Latin America)가 기후 변화로 커피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커피의 중요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주요 커피 생산국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는 매년 72만톤의 커피를 생산하는데 이는 전세계 생산량의 약 7%에 해당한다. 다양한 기후와 지형 덕분에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커피를 모두 재배할 수 있으며, 2023년 기준 4조 3000억원 규모의 커피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체 생산량의 75%가 로브스타 품종이며, 25%가 아라비카 커피이다.

인도네시아는 다양한 기후 조건과 고지대 재배 지역을 갖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특히, 로부스타 커피의 생산이 강세를 보이는 인도네시아는 스테노필라와 같은 기후 저항성이 높은 품종의 재배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어 글로벌 커피 시장에서 입지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니투데이ㅣGMIS 11학년 서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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