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클루(Bengkulu) 소재 한 주유소에서 일하는 청소담당직원이 지난 10년간 보조금 연료를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용의자 AR(40)는 자신의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에 따라 그는 징역형과 함께 벌금 최대 600억 루피아(약 56억4,700만원)를 물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사건은 주유소에서 보조금 연료를 구하기 어렵다는 주민들의 불만에서 시작되었다.
몇몇 주민들이 보조금 연료 구매를 위해 마이퍼르타미나 앱에 자신들의 차량 번호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이미 누군가가 그 번호를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실제로 기름을 넣으러 주유소에 갔을 때에도 누군가 이미 QR 코드 시스템을 사용해 연료를 사간 것으로 나타나기 일쑤였다. 정작 당사자는 그때까지 연료를 주유한 적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결국 북부 벵클루 소재 라이스 주유소(SPBU Lais)의 직원 AR을 붙잡았다.
벵클루 경찰서 특수범죄수사국 제4과장 프로렌투스 시퉁키르(Florentus Situngkir) 경정은 정부 지원금이 들어간 연료의 운송과 거래방식을 악용해 연료를 빼돌린 AR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AR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2년부터 연료를 빼돌렸다고 자백했다.
그는 다양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는데 그중 첫 번째 방법은 마이퍼르타미나 시스템에 조작된 정보를 등록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동차 번호판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온라인 등록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자동차 번호를 수집했다. 대개는 자동차 거래 웹사이트에 나온 차량 번호를 스크린샷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복수의 자동차 번호를 입수하여 마이퍼르타미나 앱에 해당 번호로 일일이 등록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근무시간에 다른 사람 차량번호를 이용해 차량 기름탱크에 반복적으로 주유했다. 그는 그렇게 모은 보조금 연료를 자신의 집에 모아 둔 것으로 밝혀졌다.
세 번째 방법은 각 지역 이장이 서명한 ‘특수연료구매 추천서’를 조작하는 것이었다. 해당 추천서로 한 달에 500리터의 보조금 연료를 확보해 나중에 되파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유류 및 가스에 관한 제22/2001호 55조와 일자리 창출에 관한 제11/2020호에 의거해 6년 이하의 징역 및 600억 루피아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건에는 여러 의문점이 생긴다.
빼돌려진 연료의 양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600억 벌금형이 내려질 정도라면 분명 적은 양은 아니었을 터, 과연 일개 청소부 직원 혼자 감당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설사 빼돌린 것이 맞다해도 현재까지 나온 증거나 범행 수법으로 봤을 때 그가 대량으로 유통 시켰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여기에 받아낼 수도 없을 엄청난 금액의 벌금을 언급하는 것조차 부자연스럽다. 보조금 연료의 실종 사태가 몇몇 개인의 일탈이나 횡령 책임으로 몰아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연료 불법 유출 사건을 보면 주유소로 보내지기 전 유통 과정에서 빼돌려지는 경우가 많다.
경찰 등 공무원이 연루된 정황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최근 서부 수마트라의 한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불법 디젤 연료를 모아 둔 곳으로 밝혀졌다. 탱크로리들이 들러 연료를 유출하는 장소라고 해서 일명 ‘탱크로리 화장실’로 불렸던 곳인데, 놀라운 건 창고 부지를 임대한 당사자가 현직 경찰관이었다는 사실이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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