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금 체납에 한국 내 여론 안 좋아…
합의 못 하면 국제 신뢰 약화”
인도네시아 최대 영자지인 자카르타포스트가 자사 칼럼에서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을 방문해 양국 공동 개발 사업인 초음속 전투기 KF-21 관련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카르타포스트 수석 에디터 코르넬리우스 푸르바는 3일(현지시간) ‘프라보워가 서울 방문으로 동아시아 순방을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을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프라보워 당선인이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중국과 일본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과 만났고, 차기 정부와 긴밀한 경제•외교 관계를 유지하기로 약속했지만, 윤 대통령과는 전화 통화만 했다며 “중국, 일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한국의 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는 한국에 매우 중요하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프라보워 당선인이 중국과 일본을 찾아 외교적 성과를 거둔 만큼 대통령 취임 전 한국을 찾아 동아시아 순방을 마무리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프라보워 당선인의 서울 방문이 교착 상태에 빠진 양국 간 전투기 협력 사업을 해결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는 10월 이전에 KF-21 프로젝트를 재개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양국이 KF-21 공동 개발 사업을 진행했지만, 인도네시아가 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약 1조원에 육박하는 개발금을 체납하고 있다며 지난 2월 양국 외교부 장관이 만나 KF-21 전투기 개발을 위한 협력을 재개하기로 합의했고, 인도네시아는 비용 분담을 이행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프라보워 당선인도 지난 3월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를 만났을 때 인도네시아가 곧 체납액을 정산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칼럼은 “한국 내 여론은 인도네시아의 의무 이행이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불만을 갖고 있다”며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인도네시아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약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KF-21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전체 개발비의 20%인 약 1조6천억원을 2026년까지 납부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프라보워 당선인이 2019년 현 정부 국방부 장관에 취임한 뒤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분담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약 1조원을 연체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KF-21 개발자료를 유출하려다가 적발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양국 관계에 악재가 추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