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대통령의 업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대가로 정부가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루피아를 제시했다는 언론사의 폭로가 나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유력 언론매체 템포(Tempo)는 최근 ‘이미지 개선 작업(Operasi Memoles Citra)’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조코위 대통령의 성과를 홍보하는 조건으로 당국으로부터 수십억루피아의 거래를 제안 받았다고 밝혔다.
템포매거진의 편집장 세트리 야스라(Setri Yasra)는 BBC 인도네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9월초 정통부로부터 정부의 성과를 홍보하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세트리 야스라는 “9월 6일쯤 정보통신부로부터 처음 제안을 받았다. 템포 사업팀은 이를 광고 의뢰라고 생각하고 일주일 후 광고 제안서를 준비해 가져갔다. 하지만 이날 사업팀은 광고가 아닌 홍보기사를 월요일 판에 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사업팀은 기사 의뢰는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한 뒤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템포의 한 고위관계자는 조코위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100페이지 분량의 연재 기사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수십억루피아의 계약금과 조코위 대통령의 인터뷰가 포함된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BBC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템포 외에도 같은 제안을 받은 언론사는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통신부는 보도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정보통신부의 프라부 레볼루시(Prabu Revolusi) 공공정보통신 국장은 정부 성과를 대중에 알리기 위해 언론과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언론과 정부의 모든 협력은 공식 문서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그런 제안을 했다는 문서가 존재하나? 정부와 언론 사이 이뤄지는 모든 절차에는 공식 문서가 존재한다. 내가 정보통신부에 있는 동안 언론에 수십억루피아를 제안한 적은 결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여론 조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모나쉬 대학 데이터 및 민주주의 허브 연구소(Monash Data and Democracy Research Hub, MDDRH)는 최근 X(구 트위터) 등 SNS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대규모 댓글 조작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집중적으로 생성된 해시태그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TerimaKasihPresidenJokowi(고마워요, 조코위 대통령), #SelamatBertugasPrabowo(행운을 빌어요, 프라보워), #10thnJokowiPrabowo(조코위와 프라보워의 10년), #KerjaNyataJokowi(조코위의 업적) 등이 그것이다.
MDDRH의 공동책임자 이까 이드리스(Ika Idris)는 “임기 말 긴급경보, 푸푸파파, 정치왕조, 신수도에 이르기까지 조코위에 대한 여론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아마도 이 부분을 덮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정권 말기에 행해진 과오가 새 정부에 대한 대중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부 레볼루시는 75%에 달하는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그는 “조코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이다. 그런 조코위 대통령에게 사람들이 감사를 표하는 것을 왜 의심해야 하나. 조코위 대통령에 대한 여론 조작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