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가에 필요한 전문인력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국제결혼 가정들이 반발하고 있다.
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수프라트만 안디 아그타스(Supratman Andi Agtas) 법무장관은 최근 해당 정책의 국회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대통령 서한 발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안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갖춘 성인으로 대상을 제한하고, 정부 부처나 국가기관의 추천을 받은 사람에게만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프라트만 장관은 “원자력 전문가나 국가대표 선수, 국가가 시급히 필요로 하는 화학자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정부 부처나 국가기관의 추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선정 기준이 불분명해 제도가 자의적이고 불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나라에서 갖는 권리와 의무가 충돌해 법적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국제결혼협회(Perca)의 룰리타 앙그라이니(Rulita Anggraini) 회장은 특정 분야의 인력에게만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룰리타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부모의 혈통을 기준으로 국적을 부여하는 혈통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이중국적을 허용한다면 인도네시아인 부모를 둔 자녀들이 우선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원칙적으로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는 만 18세까지 이중국적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후 3년 안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정부는 2045년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한 ‘골든 인도네시아 2045’ 비전 실현과 인적 자원 강화를 위해 2024년부터 성인에게 이중국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해외 거주 인도네시아인과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룰리타 회장은 “국적을 국가의 필요에 따라 부여하면 이해득실을 따지는 거래로 변질될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인 부모를 둔 자녀는 이중국적을 인정할 근거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단일국적 원칙을 유지한다면 존중하겠다”며 “이중국적을 도입한다면 편의가 아닌 공정성과 법적 일관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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