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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기관 ‘통치 족쇄’…인니, 수하르토식 정책지침 부활 논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 안타라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수하르토 정권 시절 폐지된 국가정책기본방침(GBHN)을 부활시키려 해 논란이다.

7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민협의회(MPR)는 지난 주 초 프라보워 대통령을 만나 국가정책지침(PPHN) 초안을 전달했다.

PPHN은 정권이 바뀌어도 국가 발전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이다.

아흐맛 무자니(Ahmad Muzani) MPR 의장은 “대통령은 PPHN의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하고 모든 국가기관에 구속력을 갖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현행 지방선거 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의 부패가 끊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PPHN은 수하르토 정권 시절 시행된 GBHN의 후신으로 평가된다. 당시 최고 국가기관이던 MPR은 국정 운영 방향을 정했고 대통령은 이를 따라야 했다.

그러나 1998년 민주화 이후 헌법이 개정되면서 GBHN은 폐지됐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됐고 국가 발전계획 수립 권한은 행정부로 넘어갔다.

MPR은 PPHN 도입 방안으로 헌법 개정과 MPR 결정(TAP MPR), 국회 입법 등 세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디 수빠르노(Eddy Soeparno) MPR 부의장은 헌법 개정이나 MPR 결정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법률은 헌재의 위헌심사 대상이 되거나 향후 개정될 수 있어 법적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PPHN에는 인적자원 개발과 법 집행, 경제 강화, 다운스트림 산업 육성 등 국가의 주요 정책 방향이 담길 예정이다. 다만 선거제도와 같은 구체적인 사안까지 규정하지는 않는다고 MPR 측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PPHN 도입이 민주화 이전의 권력구조를 되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헌을 통해 MPR이 최고 국가기관의 지위를 되찾고 대통령·부통령 선출권까지 다시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헌법학자 페리 암사리(Feri Amsari)는 “PPHN을 모든 국가기관에 적용하면 헌정 질서가 흔들리고 민주화 개혁도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찰스 시마부라(Charles Simabura) 안달라스대 교수는 모든 국가기관에 정책지침을 따를 의무를 부과하면 MPR의 최고 국가기관 지위가 사실상 복원돼 현행 대통령제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얀스 아리조나(Yance Arizona) 가자마다대 교수는 헌법과 20년 단위 장기개발계획, 5년 단위 중기개발계획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별도의 정책지침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선거 비용과 지방자치단체장 부패에 관한 프라보워 대통령의 발언이 주지사와 시장·군수 직선제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분석가 아궁 바스꼬로(Agung Baskoro)는 프라보워 대통령이 MPR과 국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확보한 만큼 PPHN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권이 개헌안 발의와 의결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헌법 개정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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