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에서 산불이 확산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서비스(CAMS)가 집계한 이달 1∼7일 인도네시아 산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70만 톤(t)으로 러시아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산불 배출량의 3분의 1을 웃도는 규모다.
배출량은 예년 같은 기간 평균보다 273% 많았다. 단위면적당 배출 강도도 ㎢당 1500㎏을 넘어 러시아의 10배 이상이었으며, 보르네오섬의 인도네시아령인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동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인도네시아는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당국은 올해 ‘슈퍼 엘니뇨’에 따른 고온과 가뭄이 겹치면서 산불이 11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마크 패링턴(Mark Parrington) CAMS 선임과학자는 “이맘때 산불은 예상되는 일이지만 엘니뇨가 불길을 훨씬 키우고 있다”며 “건조하고 더운 환경에서는 일단 불이 붙으면 훨씬 거세게 타오른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첫째 주 배출량은 비슷한 강도의 엘니뇨가 발생했던 2015년 같은 기간의 2170만t보다는 적었다. 2015년에는 한 해 동안 영국 웨일스보다 넓은 260만㏊가 불에 탔고, 산불의 하루 배출량이 EU 전체의 하루 배출량을 웃돌기도 했다. 연구에 따르면 당시 산불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평소보다 10만명 이상이 더 숨졌을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도 피해 면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역사회의 산불 대응을 돕는 환경단체 YKAN의 니사 노비타(Nisa Novita)에 따르면 올해 1∼7월 소실 면적은 약 20만2000㏊로, 2015년 같은 기간의 약 3분의 1이었다. 그는 8월에는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남파푸아 등을 중심으로 피해 면적이 약 60만㏊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위성에서 포착한 열점(핫스폿) 수는 이미 2015년 같은 기간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 산림부 감시시스템 시퐁이(Sipongi)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확인된 열점은 1만3443개로, 2015년 같은 기간의 9454개보다 많았다.
대기질도 악화했다. 스위스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서칼리만탄주 폰티아낙(Pontianak)의 대기질지수(AQI)는 9일 394를 기록했다. 위험 수준으로 분류되는 30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제 산불과 배출 규모가 관측치보다 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탄지는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채 오랜 기간 쌓여 형성된 곳으로,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지하에서도 불이 이어질 수 있어 위성으로 모든 화재를 포착하기 어렵다.
‘산불 배출 감시’는 위성 관측을 토대로 미세먼지와 휘발성유기화합물,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의 농도를 추정한다. 패링턴 선임과학자는 “이탄지에서 낮은 온도로 타거나 지하에서 번지는 불은 위성 센서에 잡히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산불 진행 초기 단계”라며 “2015년처럼 10월 말까지 산불이 이어지고 배출량도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산불의 심각성은 두 달 뒤에야 판단할 수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추세는 과거 엘니뇨 발생 연도와 비슷하거나 다소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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