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에서 무상급식(MBG)을 먹고 식중독에 걸린 16세 여고생이 3주 넘게 기억상실과 발작, 언어장애 등에 시달리고 있다.
9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북수마트라주 카로군 버르사마 브라스타기 직업고등학교(SMK Swasta Bersama Berastagi) 2학년 페비오나 푸르바(Febiona Purba)는 지난달 13일 무상급식을 먹은 뒤 식중독 증세를 보이다 의식을 잃었다.
이날 브라스타기 지역 학교 3곳에서 학생 350여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학생들은 메스꺼움과 구토, 어지럼증, 무기력 등을 호소했으며 일부는 가려움증과 호흡곤란을 겪었다.
급식 메뉴는 쌀밥과 양배추·당근볶음, 멜론, 가다랑어 카레였다.
페비오나의 어머니 엘비누스 루시아나(Elvinus Lusiana) 씨는 “딸이 생선에서 쓴맛이 나고 질겼지만 배가 고파 먹었다고 했다”며 “이후 어지럼증과 가려움증을 호소했고, 집에 돌아온 뒤 구토하다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페비오나는 병원에서 사흘간 치료받고 퇴원했지만 집에서 발작을 일으켜 다시 입원했다. 지난 5일에도 발작 증세가 나타나 병원으로 옮겨졌다.
기억력과 언어 능력에도 이상이 생겼다. 친척과 동생은 물론 병문안을 온 학교 친구들도 알아보지 못했다. 혀가 안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말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 5곳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페비오나의 상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엘비누스 씨는 “딸이 계속 학교에 가고 싶어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보낼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국가영양청(BGN)은 보관 과정에서 변질된 생선이 식중독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선 대부분은 냉동 보관됐지만 200∼300개는 약 12시간 동안 상온에 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밀검사 결과 쌀에서는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생선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 멜론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BGN은 해당 급식소의 운영을 중단하고 책임자를 해임했다.
찰스 호노리스(Charles Honoris) 국회 제9위원회(노동·이주·보건 분야) 부위원장은 지난해 1월부터 이달 초까지 무상급식 관련 식중독 피해자가 약 5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Komnas HAM)는 잇따른 식중독 사고로 아이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며 경찰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울리 파룰리안 시홈빙(Uli Parulian Sihombing) 위원은 “사고 원인을 규명해 책임을 묻고 피해자 구제와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수다르요노(Sudaryono) BGN 청장은 급식소의 식품 안전 규정 위반이 사고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BGN은 보건부 등록과 위생·보건 인증을 받지 않은 급식소 약 2000곳의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현재 운영 중인 급식소는 2만7022곳이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 사업은 막대한 예산 투입과 부패 의혹, 잇따른 식중독 사고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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