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Nusantara)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개발 예산이 급감하고 공무원 이주도 더뎌 수도 이전이 계획대로 이뤄질지 우려가 나온다.
19일 호주 공영방송 ABC에 따르면 누산타라에 들어선 새 아파트에는 공무원과 군·경 인력 약 1800명이 거주하고 있다. 기존 주민을 포함한 누산타라 전체 인구는 14만7000명이지만 정작 새 도심에 사는 사람은 극히 적다.
누산타라 건설은 조코 위도도(Joko Widodo·조코위) 전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한 사업이다. 조코위 전 대통령은 2019년 자카르타에서 1200㎞ 넘게 떨어진 동부 칼리만탄(Kalimantan Timur)에 신수도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바섬에 집중된 정치·경제 기능을 분산하고 새로운 성장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2022년 착공했으며 독립 100주년인 2045년까지 인구 190만 명의 도시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예상 총사업비는 약 466조 루피아(약 34조4000억 원)다.
조코위 전 대통령은 2024년 독립기념일 행사를 신축 대통령궁에서 열 만큼 수도 이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후임인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 취임 이후 누산타라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2024년 43조 루피아(약 3조1700억 원)가 누산타라에 투입됐지만 연간 예산은 지난해 13조 루피아(약 9600억 원), 올해 6조3000억 루피아(약 4650억 원)로 크게 줄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조코위 전 대통령의 정책 계승을 공약했지만 취임 후에는 무상급식 등 자신의 핵심 사업에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누산타라를 한 차례 언급했으나 올해는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분석가들은 두 사람의 관계도 점차 멀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법적 수도 이전 절차도 끝나지 않았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2028년까지 누산타라를 ‘정치 수도’로 조성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MK)는 올해 수도 이전에 관한 별도의 대통령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공식 수도는 자카르타라고 판시했다.
ABC는 누산타라가 새 수도로 자리 잡을지, 행정 기능만 갖는 도시에 그칠지 의문을 제기했다. 2029년 대선을 앞두고 사업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던졌다.
수도 이전의 배경에는 자카르타의 고질적인 도시 문제가 있다. 약 4200만 명이 사는 자카르타 광역권은 극심한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지반 침하도 심각하다. 자카르타 면적의 약 40%는 이미 해수면보다 낮은 상태다. 북부 해안에 방조제가 있지만 일부 지역은 우기 때마다 침수된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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