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G20 정상회담에 초청해 준 조코위 대통령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11월 발리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대면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복지정의당(PKS) 소속으로 하원 제1위원회 수캄타(Sukamta) 의원은 조코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한 것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외교적 독창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그간 비동맹 중립 외교를 고수해온 인도네시아는 러시아를 포함해 G20 회원국 정상 모두를 초청하는 게 ‘의장국의 의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 달 20-21일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2차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이 같은 분위기는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 측 발언이 시작되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대표 상당수가 회의장에서 퇴장한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을 모두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4월 29일 대통령 비서실 공식 유튜브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의사를 전해왔다. 또한 우리 정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G20 회의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와 더불어 러-우크라 전쟁이 세계 경제회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G20 회의에 초청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UPH(Universitas Pelita Harapan) 대학 국제관계 전문가 ‘알렉시우스 즈마두(Aleksius Jemadu)’ 교수는 BBC 인도네시아(bbc.com/indonesia)에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조코위 정부 입장에서 G20 회의국을 모두 참석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미국 등의 러시아 배제 압박이 이어지자 젤렌스키 카드를 쓰게 되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미국 조바이든 대통령은 G20 회의에 러시아가 참가할 경우 우크라이나도 회의에 초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4월 28일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조코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와 G20 활동 등에 대해 전화 통화로 논의했다고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날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를 위해 발리에 직접 방문할지, 화상으로 참석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