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축구연맹(PSSI)은 2022년 아세안 축구연맹(AFF 2022)컵 대회(이하 ‘아세안컵 대회’)에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이 겔로라 붕카르노(GBK) 주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축구협회 사무국장 유누스 누시(Yunus Nusi)는 28일 청년체육부(Menpora) 위스마 멘포라(Wisma Menpora)에서 1부 리그 개최 관련 조정회의를 가진 후 해당 결정을 부처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아세안컵 대회 12월 23일 대 캄보디아전, 12월 29일 대 태국전 모두 GBK 주경기장에서 치뤄진다. 이후 준결승전 및 결승전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2022년 아세안컵 대회에서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GBK 주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그간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 축구협회 결정으로 해당 논란이 종식되었다.
GBK 사용 논란
최초 논란은 2022년 12월 20일부터 2023년 1월 16일까지 열리는 2022년 아세언컵 대회에서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이 GBK 주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자이누딘 아말리(Zainudin Amali) 청년체육부 장관의 발언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2023년 예정된 블랙핑크와 라이사(Raisa)의 콘서트에 GBK를 사용하는 것도 불허했다. 2023년 20세 미만(U-20)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지난 2일 자이누딘 장관은 FIFA에 등록된 모든 경기장에 대해 11월부터 리노베이션을 진행한다며 자카르타에서 경기를 진행하기로 약속한 이상 문제의 GBK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주택공공사업부(PUPR)가 U-20 월드컵 대회를 위한 리노베이션을 시작했으며 만약 이견이 있다면 GBK가 국가소유이니 국무장관에게 직접 허락을 받으라는 게 자이누딘 장관의 입장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당시 그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도 GBK 주경기장 대신 파칸사리 경기장(Stadion Pakansari)이나 파트리옷 경기장(Stadion Patriot)을 사용해 달라고 권고했다. 축구협회도 이 제안에 동조했다.
GBK 관리국장이 FIFA에 보낸 서한
이러한 상황에서 GBK 지구 관리국(PPKGBK) 라흐마디 아피프 쿠수모(Rakhmadi Afif Kusumo) 국장은 2022년 아세안컵 대회에서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GBK를 홈구장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PPKGBK는 국무부 산하의 국유지 등 국가자산을 관리하는 기구 중 하나로 국무부는 청년체육부와 입장 차이를 보인 것이다.
해당 내용은 11월 8일 축구협회에도 전달되었고 축구협회와 PPKGBK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AFF도 FIFA와 비슷한 규정을 가지고 있는데 라흐마디 국장은 2023년 20세 이하 월드컵 대회가 열리기 14일 전까지 GBK 주경기장을 비워주면 된다는 것으로 이해했고 해당 내용에 대해 FIFA에 서한을 보내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라흐마디 국장의 자체 해석이 맞다면 AFF 경기 뿐 아니라 라이사와 블랙핑크의 뮤직 콘서트도 U-20 월드컵 대회 14일 전까지만 비워주면 되는 셈이다.
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조코위 대통령 자원봉사단체 행사
한편 지난 25일 조코위 대통령 지지 자원봉사단체들이 조직한 ‘누산타라 연대(Nusantara Bersatu)’라는 대대적인 정치행사가 GBK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그러자 ‘GBK란다’라는 문장이 26일 트위터 트랜드 1위에 오를 정도로 네티즌들이 들썩였다.
스포츠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면서 정치행사를 연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정치행사가 열리는 판에 아세안컵 대회나 블랙핑크 콘서트를 불허한 이유가 뭐냐며 네티즌들은 반발했다.
이에 청년체육부 장관은 28일 주택공공사업부가 GBK 주경기장을 비롯해 잘락 하루빳 경기장(Jalak Harupat), 솔로 마나한 경기장(Manahan Solo), 수라바야 GBT 스터디움, 발리의 와얀 디파 제1스터디움(Stadion I Wayan Dipta), 빨렘방 자카바링 경기장(Jakabaring Palembang)이 리노베이션을 시작하지만 그 전까지는 행사가 가능했다는 다소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는 리노베이션이 시작되면 더 이상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FIFA와 합의된 사항이라는 점을 애써 강조했다.
결정적 반전
하지만 주택공공사업부(PUPR)의 입장은 청년체육부의 발표와 사뭇 달랐다.
28일 바수키 하디물요노(Basuki Hadimuljono) 주택공공사업부 장관은 GBK 주경기장이 2023년 U-20 월드컵 대회 준비를 위한 리노베이션 대상이 아니어서 애당초 리노베이션 계획이 잡혀있지 않다고 발표한 것이다.
해당 발언은 당일 있었던 대통령궁에서의 각료회의가 끝난 직후 나왔는데 이는 청년체육부의 결정을 뒤엎고 2022년 아세안컵 대회에 GBK 주경기장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블랙핑크와 라이사의 콘서트의 공연장소 역시 재고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언급은 없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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