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연소’ 취임 후 1년 만에 사임…
쑤언 부주석이 권한대행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보 반 트엉(53) 국가주석 사임안이 국회에서 승인됐다.
2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국회는 이날 임시 회의를 열어 트엉 주석 사임안을 통과시켰다.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전날 트엉 주석의 사임 의사를 수락한 데 따른 승인 절차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트엉 주석이 당원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에 관한 규정, 공무원과 당원에게 모범을 보일 책임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트엉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트엉은 52세였던 지난해 3월 역대 최연소로 국가주석 자리에 올랐으나 1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이로써 그는 베트남 역대 최단기간 재임 국가주석으로도 기록됐다.
트엉은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79) 공산당 서기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남부 빈롱성 출신인 그는 2004년 호찌민 12군 당서기에 임명된 뒤 요직을 거치며 출세 가도를 달렸다.
그는 현재 베트남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부패 척결’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트엉 주석의 구체적인 당규 위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리와 관련됐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당국은 트엉 주석이 과거 인민위원장이었던 꽝응아이성의 인프라 개발 회사와 관련된 비리 조사를 확대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베트남은 쫑 서기장이 부패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이후 대대적인 사정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공산당 서기장을 중심으로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권력을 분점하고 있다.
트엉 주석 사임에 따라 보 티 아인 쑤언(54) 부주석이 임시로 주석직을 맡게 됐다.
공산당은 새 주석이 선임될 때까지 쑤언 부주석을 주석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고 이날 밝혔다.
쑤언 부주석은 지난해 1월 응우옌 쑤언 푹 주석이 사임했을 당시에도 트엉 주석 취임 전까지 대리로 직무를 수행했다.
남부 안장성 출신인 쑤언은 2021년 4월 부주석에 취임했다. 베트남 정치권의 소수 여성 고위직 인사 중 한 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른 시일 내에 차기 주석이 선임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응우옌 카 장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 연구원은 “한때 쫑 서기장의 후계자로 여겨졌던 최연소 주석이 최단기 재임 주석이 된 것은 ‘정치적 지진'”이라며 “‘매우 복잡한’ 승계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