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우드펠릿과 같은 바이오매스 연료를 한국과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대규모 원시림을 벌목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오매스 연료는 주로 우드펠릿과 같은 목재 폐기물이나 농작물 찌꺼기 등의 유기 물질로 석탄과 함께 연소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데 사용한다. 사용할 수 없는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바이오매스 연료 생산을 위해 오래된 나무를 벌목하고 파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제와 감독이 부족해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환경단체들은 우려한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아우리가 누산타라에 따르면 바이오매스 연료 생산지역으로 허가된 산림은 1만4천㎢가 넘으며 97.4㎢ 이상의 산림이 이미 개간됐다.
아우리가 누산타라의 티메르 마누룽 이사는 허가가 나온 구역의 절반 이상은 수마트라 코뿔소나 코끼리, 오랑우탄, 호랑이 같은 동물들의 서식지라며 “인도네시아에서 바이오매스 연료 생산이 산업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인도네시아 산림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런 상황을 만드는 데 한국과 일본이 일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2023년 인도네시아가 수출한 우드펠릿의 61%는 한국으로, 38%는 일본으로 향했다. 또 두 나라는 바이오매스 연구와 개발, 공장 건설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수백만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국영 전력회사 PLN도 전국 52개 석탄 발전소에서 연료의 10%는 바이오매스를 활용할 계획이어서 바이오매스 연료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경제법연구센터 비마 유디스티라 대표이사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자국 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더 많은 바이오매스를 구매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가 바이오매스 연료 생산 관련 문제를 모니터링하고 규제하는 데 있어 한참 뒤처져 있다 보니 산림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