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관리재정수지 적자 국내총생산(GDP) 3% 이내’ 규정을 일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5일 각료회의에서 재정적자 3% 준칙 유지를 강조했던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은 다음 날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일시적으로 상한선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03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올해 예산에 반영된 배럴당 70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연료 소비 억제를 우선 대응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단축 근무제와 원격수업 등이 거론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는 상황이 지속되면 연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방안은 국채 발행을 통해 보조금 재원을 늘리는 방안이다. 이 경우 재정적자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Airlangga Hartarto) 경제조정장관은 유가가 배럴당 90~115달러, 환율이 달러당 1만7000~1만7500루피아일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같은 조건에서는 최선의 경우에도 연말 재정적자는 GDP 대비 3.18%로 상한선을 웃돌 전망이다. 유가 상승과 루피아 약세가 겹칠 경우 3.53%, 최악의 경우 4.06%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지출을 줄이지 않고 5.2~5.3%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전제에서 산출된 것이다. 정부의 공식 성장률 목표는 5.4%다.
세 번째 방안은 지출을 줄여 보조금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 아이를랑가 장관은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3% 재정적자 상한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효율 지출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위 공직자 급여 삭감, 보조금 연료 사용 제한, 공무용 차량 운행 축소, 조달 사업 축소, 해외 출장 제한 등이 거론된다.
다만 830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무상급식(MBG) 프로그램은 유지하기로 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를 서민 경제를 뒷받침하는 성장 정책으로 규정했다. 앞서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Purbaya Yudhi Sadewa) 재무장관은 무상급식 사업 규모를 축소할 경우 2026년 예산에서 약 100조 루피아(약 8조8000억원)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 개혁도 추진할 방침이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향후 3년 내 연료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재정준칙 완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인도네시아 싱크탱크 경제개혁센터(CORE)의 무함마드 파이살(Mohammad Faisal) 소장은 재정적자 확대가 국가채무 부담을 키우고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이 더 악화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연료 가격 인상 대신 보조금 대상 기준을 강화하고, 정책 시급성이 낮은 무상급식 프로그램 지출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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