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에서 사형 집행이 10년째 중단됐지만 법원의 사형 선고는 계속되고 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마약 사범 4명을 처형한 뒤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시행된 새 형법(KUHP)은 사형을 주형에서 제외하고 최후의 수단으로만 선고하는 특별형으로 규정했다. 사형 선고 시 무기징역이나 유기징역도 대안으로 두도록 명시했다. 재판부는 10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할 수 있으며 이 기간 수형 태도가 좋으면 감형할 수 있다.
그러나 감형 절차를 정할 시행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실제 감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권단체 LBHM은 정부가 감형을 허용하면서도 정작 필요한 시행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LBHM은 10년 넘게 수감돼 감형 대상이 될 수 있는 사형수가 150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했다.
알베르트 위르야(Albert Wirya) LBHM 소장은 지난 17일 “수감자들도 새 형법의 감형 조항을 알고 있지만 거의 1년이 지나도록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시행 규정이 없어 사형수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형수는 오히려 늘었다. 인권단체 실종자·폭력피해자위원회(Kontras)가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사형수는 여성 9명을 포함해 639명이다. 지난해 8월 596명보다 43명 늘었다. 마약 범죄가 441명으로 가장 많았고 살인 165명, 강도 9명 등이었다.
윈디 쿠스헤라와티(Windy Koesherawati) Kontras 연구원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따라 사형은 ‘가장 중대한 범죄’에만 적용할 수 있으며 마약 범죄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마약 범죄에 대해 엄벌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며 “일부 사형 선고는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Kontras는 또 사형수들이 형 집행 여부를 모른 채 장기간 수감되면서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로날드 룸부운(Ronald Lumbuun) 인도네시아 법무부 대변인은 23일 “감형 시행 규정은 국가사무처 검토를 마쳤으며 현재 법무부 지도부가 심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동남아시아에서 사형제 폐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브루나이와 라오스도 각각 1957년과 1989년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인권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형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행법에 따라 사형 선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프라트만 안디 악따스(Supratman Andi Agtas) 법무부 장관은 지난 8월 부패 범죄 등을 처벌하는 법률에 사형 조항이 남아 있어 검찰의 구형과 재판부 판단에 따라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