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가 싱가포르로의 전력 수출에 가격 조건을 내걸었다. 가격에 합의하지 않으면 국내 공급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바흘릴 라하달리아(Bahlil Lahadalia)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전날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수출 가격 산정을 마쳤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금액과 공급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바흘릴 장관은 같은 날 자카르타에서 열린 광물·석탄 산업 행사에서도 “우리도 전력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수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양국은 2035년까지 최대 3.4기가와트(GW)의 저탄소 전력을 싱가포르에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전력 거래와 탄소 포집·저장, 인도네시아 리아우제도(Kepulauan Riau) 내 지속가능 산업단지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 3건을 체결했다.
올해 7월에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정상회의에서 전력 교역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전력 구매와 송전시설 건설에 관한 협약 교환식에도 참석했다. 인도네시아는 국부펀드 다난타라(Danantara)를 사업 주관 기관으로 지정했다.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은 인도네시아산 전력 2GW에 조건부 수입 면허를 발급하고 추가로 1.4GW의 수입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싱가포르는 전력 수입으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네시아는 재생에너지 발전과 관련 시설에 대한 투자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지난달 28일 자카르타를 방문해 국내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면서 국가 간 협력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공급 계약이 투자와 시설 확충을 이끌고 공급 규모를 늘려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흘릴 장관의 이번 전력 수출 발언은 산불 연무와 천연가스 공급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 속에 나왔다.
그는 광물과 액화천연가스(LNG)를 중개국을 거치지 않고 최종 수입국에 직접 수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다른 나라를 거쳐야 하느냐”며 “세금과 무역수지 개선의 혜택을 그 나라가 가져간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바흘릴 장관은 지난달 말에도 싱가포르가 인도네시아산 LNG를 다른 나라에 되팔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싱가포르 에너지통상산업부는 지난달 30일 자국 기업이 거래하는 LNG는 통상 공급국에서 최종 수입국으로 직접 운송된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소재 기업 50여 곳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LNG를 거래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 가스관으로 수입하는 천연가스는 전량 국내에서 소비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국내 수요를 이유로 지난달 24일부터 싱가포르행 가스관 천연가스 공급도 줄였다.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에 따르면 감축 규모는 18일간 하루 170억 영국열량단위(BTU)로 싱가포르 하루 가스 수요의 2% 미만이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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