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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아닌 ‘치기공사’라고?”… 인도네시아 치과 불법 진료 실태

이미지 : 로이터 통신

의료 행위는 불법이지만 ‘치과’ 간판은 허용
가짜 치과 의사 수만명으로 추정

헌재, 치기공사들의 진료 관행 인정
보건부 관리•감독 제대로 작동 안돼…

인도네시아에서는 치과기공사(Tukang gigi, 이하 치기공사)가 치과 진료를 보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불법이다. 치기공사는 말 그대로 치과 치료에 필요한 보철물을 만드는 직업일 뿐 의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데틱뉴스가 최근 이 문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뤘다.

서부 자카르타 소재의 치기공사 토노(Tono)씨는 한평도 되지 않는 작은 공간에서 일을 한다. 보철물 제작 뿐 아니라 치과 진료도 병행한다. 치과기공사협회(STGI)의 정식 회원인 치기공사이지만 의사는 아니다. 그런 그가 수년간 환자 진료를 보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STGI는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에 등록된 치과기공사 전문 기관이다.

마찬가지로 STGI의 회원인 땅그랑 소재 치기공사 이크산(Ikhsan)은 토노보다 더 많은 능력을 자랑한다. 보철치료, 교정기 부착, 충전치료 뿐 아니라 발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마두라(Madura), 끄디리(Kediri) 및 반둥에서 치과를 개업한 경험도 있다. 현재도 치과를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에는 치과 전문의가 아닌 가짜 의사들이 많다. 최근엔 더 많아지고 있다. 이는 치과 전문의 뿐 아니라 치과기공사도 ‘치과’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할 수 있다는 법률상의 헛점 때문이기도 하다. 수행할 수 있는 분야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유명무실하다. 치기공사의 경우 치아 보철물을 만드는 일만 가능하다. 이 보철물을 끼고 빼는 일 조차 이들의 영역이 아니다. 즉, 치아와 관련된 어떠한 의료 행위도 이들에겐 허용되지 않는다.

STGI 함다니 프라요고(Hamdani Prayogo) 회장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활동중인 치기공사는 1만 5000여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STGI에 정식 등록된 회원은 4,000~5,000명에 불과하다. 즉 치과기공사에게 조차 허용되지 않는 의료 행위를 하는 ‘가짜 의사’만 해도 어림잡아 1만명 이상 된다는 소리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저렴한 치료비 때문에 치기공사들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엄청난 부작용을 각오해야 한다.

피해 사례도 다양하다. 치기공사가 운영중인 한 치과에서 치아 교정을 한 S씨는 2년간 교정기를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치아 상태는 시술전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치아 상태만 악화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G씨의 경우 동네 치과에서 라미네이트 시술을 받은 후 구취와 출혈로 고생하고 있다. K씨 역시 교정 후 잇몸이 붓고 염증이 생겼다. 이 모두가 불법 의료 시술로 인해 얻은 결과들이다.

함다니 회장은 “치아와 관련된 모든 의료 행위는 치과 전문의에게만 허용된다. 치과기공사는 틀니 외에 보철물을 달고 빼는 일 조차 할수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정을 어긴 회원은 협회 차원에서 엄중히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제1871/2011호를 통해 치기공사들의 진료 관행을 없애고자 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이 규정을 무효화시켰다. 치기공사라는 직업의 법적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규정이라는 것이다. 헌재는 또 이들의 진료가 값 비싼 치과 진료의 대안이 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헌재도 치기공사의 의료 행위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및 인허가를 보건부에 위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보건부의 관리•감독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STGI 함다니 회장은 “2019년 이후 적절한 관리•감독이 수행된 적이 없다. 그 전에도 기껏해야 1년에 한번쯤 지도를 받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부 법무국 인다 페브리안티(Indah Febrianti) 국장은 “치기공사의 존재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규정은 명확하다. 따라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엔 공감한다”고 말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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